무더운 여름을 식혀주는 청량함 한 모금
화채(花菜)
오색찬란한 과실을 보기 좋게 동동 띄운 우리나라 전통 음료 화채의 계절이 돌아왔다.
탄산·카페인 음료 대신 건강한 단맛과 시원함을 보장하는 화채로 여름을 거뜬히 나보자.
후루룩, 아삭아삭, 더위를 날리는 맛있는 소리가 들린다.
오미자 우린 물로 만드는 정통화채
화채란 오미자 즙이나 꿀물 등에 수박, 딸기, 앵두, 여름 밀감 등의 과실이나 진달래, 허브 또는 떡을 띄워 먹는 것을 말한다.
예로부터 주로 다과상이나 후식에 화채를 올려 즐겨 먹곤 했다.
우리 조상들은 수많은 과실 중에서도 왜 하필 오미자를 화채의 주 메뉴로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 짠맛 5가지를 지닌 오미자는 사실 물로 만들어 먹으면 신맛만 무척 강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여기에 설탕이나 꿀 등 감미료를 더하면 오묘한 새콤달콤함을 느낄 수 있어 음료로 먹기에 제격이다.
오미자는 맛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아 많은 사랑을 받는다.
소화 촉진, 피로 해소, 당뇨병, 빈혈 개선 등에 효과적이며 세포의 산성화를 막아 노화를 방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시력과 심장기능을 좋게 하며 혈액순환 장애와 기억력 감퇴, 사고력 둔화를 예방한다.
숙취를 빨리 제거해주기도 해 음주 다음날 오미자 차 한 잔을 들이키면 속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두뇌 활동을 촉진해 집중력 향상이나 치매예방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찬물에 하룻밤 정도 오미자를 담근 뒤 면포에 받쳐 놓으면 맑고 분홍빛이 나는 물을 받을 수 있다.
꼭 찬물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뜨거운 물을 부으면 오미자의 신맛이 덜해지고 떫은맛이 강해지기 때문.
맛이 너무 진하면 물을 넣어 신맛을 조절하고 설탕이나 꿀을 넣어 적당한 단맛을 내 냉차로 즐기면 된다.
과실에 따라 맛과 식감이 각양각색
요즘 우리가 주로 먹는 화채는 과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우유나 사이다같은 음료에 섞어 먹는 방식이다.
가장 많이 먹는 것은 바로 수박화채인데, 수박 속을 파내어 깍뚝썰기한 수박과 사이다, 설탕을 넣으면 입은 물론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양과 과즙이 풍부해 여러명이 함께 먹을 수 있고 갈증을 해소하는 데도 탁월해 많은 사랑을 받는 대중적 화채다.
피부를 환하게 밝혀주는 효과가 있는 토마토도 여름철 훌륭한 화채 재료다.
토마토를 뜨거운 물에 데쳐 껍질을 벗기고 설탕과 물이나 우유를 넣어 먹으면 간단히 완성할 수 있다.
유자와 배를 채 썰어 만든 유자화채는 비타민이 풍부하며 상큼한 맛이 일품. 복숭아를 썰어 넣은 복숭아 화채는 복숭아 특유의 은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여름이 되기 전 맛볼 수 있는 진달래 화채는 과실 화채와는 만드는 방법이 좀 다르다.
녹말가루를 묻힌 진달래꽃을 끓는 물에 데친 후 찬물에 헹궈 오미자 국물에 넣어 만든다.
진달래꽃은 담을 없애고 가래를 삭이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또 만성기관지염이나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
재료의 제한 없이 다양한 과실로 만들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화채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음료라 할 수 있다.
한 폭의 동양화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화채는 제철 식재료로 영양을 보충하는 것은 물론 갈증을 건강하게 해소하는 별미인 것.
올 여름, 음료 하나를 먹더라도 더욱 건강한 맛을 추구해보자.
누구든 손쉽게 만들 수 있기에 더욱 매력적인 것이 바로 화채다.